<언어의 온도>를 읽고 박준의 에세이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의 한 문장이 떠올랐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 때로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언어의 온도>는 언어가 단순히 의사전달의 도구만이 아닌 언어의 따뜻함이 가지는 생명력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내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언어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귀찮아서 말하기를 회피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유지에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언어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나를 지나치게 우상화하지 않고 타인과 나를 동등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겸손함,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우리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 때때로 '나'를 투영하여 그들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도 솔직해지는 것이다. 솔직함이 없다면 진심이 사라지고 진심이 없는 대화는 표면적인 대화에 그치게 된다. 이것을 진정한 소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렇듯 복합적인 부분이 맞물려질 때 비로소 따뜻한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 같다.
나는 가끔씩 돌아본다. 무심코 던졌던 장난스러운 말이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지는 않았는지. 불쑥 나온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나를 지키려고 방어적인 언어로써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는 않았는지. 이러한 고민은 내 언어의 온도를 돌아보고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친절하고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어른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말이 생각이 되고, 생각이 행동이 되며, 행동이 습관이 되어 우리의 인격을 형성하고, 결국 운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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