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책

[소설]공룡의 이동경로 - 김화진

하루콩콩 2026. 2.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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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에 푹 빠져있는데 소설가 중에서도 눈에 띄는 김화진 작가.

민음사 유투브로 편집자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진~즉에 등단한 작가님이었다. 

<공룡의 이동 경로>가 마침 밀리에 올라와 있길래 솔직히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많은 소설집이었다. 

글을 정말 잘 쓰는 사람이구나 감탄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공룡의 이동 경로>에선 네 친구의 시점을 지나 귀여운 공룡 타투 피망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같은 모임원이지만 서로 다른 성격과 취향과 저마다의 사정으로 뭉쳐있는 그들. 겉으로는 판단 할 수 없는 복잡하고 추상적인 감정들이 얽혀있다. 소설의 제목 처럼 공룡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보면 그들의 내밀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렇게 섬세하게 심리가 묘사 되어 있는 책을 볼때마다 소설을 보는 것처럼 타인의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조금 덜 상처 받고 덜 상처 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무심히 스쳐지나가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바람대로 잘 되진 않는다.

책을 보면서 울기도 쉽지 않고 웃기는 더더욱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는 두 감정 모두 건드려졌다.

특히 타투에 이름을 붙여주는 장면에서, 자주 먹는 음식 이름은 도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피망'이라고 작명하는게 넘나 귀여웠다.

 

내가 잃어버린 친구는 지원이 아니라 지원이 새겨준 내 첫 타투, 가느다란 선과 파랑, 노랑, 초록의 염색약으로 이루어진 작은 트리케라톱스다. 이름은 ‘피망이’였다. 초식 공룡이어서. 선 안에 점 찍듯 넣은 색깔이 초록이고 파랑이고 노랑이어서 그렇게 지었다. 내가 피망을 절대로 먹지 않는다는 점도 그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좋아하고 자주 먹는 것으로 이름을 지을까 생각을 했지만 역시 뭔가 그것은 도덕적이지가 않았다…… 적당하지가 않았다. 떡볶이나 냉면이라고 이름을 붙인다는 건. 입에 잘 붙지도 않고 내가 그 음식을 너무 자주 먹는다는 점도…… 어쨌거나 피망이는 피망이가 되었다. 피망이는 우리가 쓰기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 구성원들의 사이가 가장 좋았을 때, 관계가 가장 촘촘하고 온도가 높았을 때 새기게 된 것이었다.

 

 

첫 작품을 읽고 나서(나의 기준에서 처음 읽은 해당 작가의 작품) 너무 좋았던 경우에 그 작가의 책을 연달아서 구매한 경우가 많았는데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첫끝발이 개끝발이라고 기대에 못 미치는 책들만 남고 통장은 비어버리는 웃픈 상황이 많이 연출 됐다. 

그래서 그 후엔 작가가 쓴 작품을 꼭 두 권까지는 읽어보고 사게 된다.

김화진 작가의 다른 작품인 <동경>이 내가 두 번째로 읽은 책이었다.

장편소설인데 너무 재밌어서 한 자리에서 삽시간에 호로록 읽어버렸다.

믿고 보는 작가 대열에 등극해 <나주에 대하여>,<개구리가 되고 싶어>는 내돈내산해 책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

최은영 작가의 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김화진 작가도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 

오래 활동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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