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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쥐 감상후기-스포

하루콩콩 2020. 12. 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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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신부 '상현'은 더 많은 사람을 살리고자 백신개발 임상실험에 피실험자로 참여하게 된다.

그가 죽음에 다다르기 직전 수혈을 받고 그로인해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뱀파이어가 된다.

오직 피만 필요한것이 아니라 그의 모든 감각기관은 짐승처럼 예민해지고 본능 역시 억제하기 힘든 지경에 다다른다.

그때 어릴적 친구의 아내 '태주'를 만나게 되고 주체할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한때 사람을 살리고자 했던 그는 그녀를 위해 살인을 한다. 자신까지도.

 

상업적이고 가볍기만한 영화를 보면 여운이 상대적으로 남지 않고, 예술적인 영화는 자장가 같다.(예술적인것은 주관적인것과 일맥상통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와 감독의 코드가 맞지 않을땐 굉장히 난해하다.)

반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나에게 있어 상업성과 작품성을 골고루 잘 버무려놓은 맛있는 음식같다.

난 개인적으로 그의 가공하지 않은 표현방식을 좋아한다. 

박찬욱 감독은 현실적이지 않은 영화적 장치를 통해 인간이 가진 날것의 본성을 표현한다.

나에게도 깔려있을 그 불편한 날것과 조우할때 다시금 인간을 이해하고 또 나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며, 나만의 윤리선을 상기하거나 혹은 새롭게 그릴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영화 '박쥐' 역시 '박찬욱'스러운 영화였다.

박찬욱 감독은 성악설을 믿는다고 어디선가 본것같은데.. 영화 박쥐 역시 성악설을 기반으로 그려진 이야기같다.

윤리라는 이름으로 억눌리던 인간의 본능이 특수한 계기로 분수처럼 튀어오른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참을 수 없는 본성앞에서 상현은 저 나름대로의 합리화를 통해 그 욕구를 해결하는 반면 태주는 단지 쾌락적으로만 욕구를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개개인이 가지는 윤리성에 따라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선과 악의 정의와 경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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