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책

[사회]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권일용

하루콩콩 2023. 3.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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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범죄를 소비하는 태도는 대부분 두 종류다. 나의 삶과 무관한 신기하고 충격적인 것, 혹은 퍼즐처럼 두뇌로 해결하는 지적인 게임"
이 책에서 결론적으로 비판하고자 했던 주제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이 책에 대해 위의 문장과 같이 비판하고 싶다. 저자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범죄를 소비하는 대중의 형태에 대해 비판하고자 추측되지만, 범죄이야기를 서사 구조로 뿌릴 뿐 저자의 관점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과연 사실만 나열하는 뉴스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의문점이 들었다.  단순한 오락거리로 범죄를 소비하는 형태를 비판하고자 한다면 그에 뒷받침되는 저자의 생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권일용의 프로파일링 기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문장이 군데군데 있었다. 그중 하나가 강호순에 대해 "가장 서구화된 개념의 섹슈얼한 연쇄살인범"이란 표현이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범죄자에게 '섹슈얼한'이란 자극적일 수 있는 워딩이 과연 적합한 표현이었는지 의문점이 든다.  이 단어가 전문용어였다고 하더라도 비전문가인 독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고, 사실관계를 떠나 혹시나 이 책을 볼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우회적인 표현이 필요했다고 본다.
아니면 무뎌진 내 감정이 문제 인건지  혹은 한순간 동요하는 감정에서 머물렀던 내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흉악범이 타고나는 것인지 혹은 사회적으로 길러지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건 흑백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전문가의 입장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측에 손을 들고 있는 것 같지만, 어쩌면 유전적으로 생성된다는 주장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위험한 통념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발언을 지양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선천적이라고 해버리면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구조를 개선할 노력조차 필요성을 잃게 되지 않나.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사회적 구조가 진보적으로 개선되는 방향이라면 후천적이라는 생각에 나도 한 표를 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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