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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건축물에 대해서도 무지하고 관심이 없었을 뿐더러,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편이었다. 아무리 애써봤자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물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고 건축은 하나의 공간을 넘어 역사가 담겨있고, 욕망이 담겨있고 예술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건축물은 입체적으로 들여다보았을때 수많은 인간들이 거쳐간 역사의 현장이며 한 나라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축물은 그 나라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나는 여기서 역사를 이해했다.
책에선 관음증에 대해 언급을 살짝 하는데, 관음증은 인간의 본성이며, 특권층이 펜트하우스를 선호하는 이유 역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구조로 관음증을 해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여기서 욕망을 이해했다.
그리스산토리니섬의 형태는 다양하고 재료는 단순한 모양이 꼭 단체티를 입고있는 제 각각의 사람들 같아 피식 웃음이 났다. 나는 여기서 예술을 이해했다.
건축가가 인문학적 접근으로 써내려간 새로운 시선이 나에게 또 다른 안경을 써본 경험이 되었다.
건축물의 이러한 특징은 랜드마크적인 건축물에만 한정된것은 아니다. 그 지역의 지리적, 기후적인 특색이 반영된 일반적인 건축물들 역시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적 DNA를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괴테는 "건축은 얼려진 음악"이라는 말을 하였다.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형태는 다양하고 재료가 통일되었을때 도시공간이 다이내믹하고 좋아진다는것을 알 수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대상으로만 이해했을때 건축 디자인은 실패한다.
기능은 건축이라는 자전거의 두바퀴중 하나에 불과하다. 자전거가 굴러가려면 두개의 바퀴가 필요하다. 현대 도시의 건축에서 부족한 부분이 이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둔치가 비교적 밤에도 안전한 이유 역시 강변을 향해서 앉혀진 아파트들과 강변도로 위의 자동차들 덕분이기도 하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이제 홍대앞에서 쫓겨난 예술가들과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쫓겨나는 건축가들이 가는 지역이 어디인지 알아봐야 할 시점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 약간의 비호감적인 컨디션이 연출되면 부정적인 변화는 가속도가 붙어서 더욱 급속하게 나빠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중요한것은 남대문이 오래묵은 나무로 만들어졌다는것이 아니라 수백년전 조선인이 디자인하고 당대 최고 구축기술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로서의 가치를 지녔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도시라는 유기체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다. 실제로 도시가 바람직한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유기적인 성격을 더 가져야 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동물성이 아닌 식물성의 유기체적인 특징을 더 가져야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절의 대부분의 공간은 외부공간으로 구성 되어있어서 외부사람이 들어와도 그저 정원 마당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지난 2천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시대를 대표하는 도시를 가진 나라가 그 시대를 이끌어갔다.
상업에 근거를 둔 경제 구조이니 땅이 필요없고, 당연히 고밀화된 도시가 만들어지는것이다. 고밀화가 되면 사람들의 짝짓기 본능이 자극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있는 '죄악의 도시'인 소돔과 고모라가 탄생한 것이다.
가로로 폭이 넓은 창문은 구조적으로 만들기 어려워서 부자들만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창문의 폭이 넓을수록 많은 세금을 걷는 '창문세'를 만들었다.
한국사람이 서울 종로의 간판을 보았을 때에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로 혼란스러워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은 색깔있는 조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종로의 간판보다는 라스베이거스의 간판을 더 아름답게 느끼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의 시간이 이제는 모바일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시도때도 없이 잘게 쪼개져서 우리의 현실속에 촘촘히 박혀있게 되었다.
이러한 옛 선현중 장자가 '호접지몽'이라는 사자성어에서 잘 설명된다. 장자가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이 너무 현실적이라 내가 나비꿈을 꾼것인지 아니면 나비인 내가 사람이 되는 꿈을 꾸는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것이 주관적 인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것을 셜명하는 이야기이다...따라서 건축공간이라는 것도 어느 하나의 확정된 물리적 조건으로 바라보면 안된다.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할 수록 물리적인 접촉과 이동 역시 늘어나게 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무시한 채 디자인된 건축물은 좋은 건축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에는 사람이 공간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관계가 없이는 도시는 단절된 부분만 쌓여있는 정신없는 건물들의 '더미'가 되는것이다.
건축물은 어느공간을 점유하게 되면 그 주변공간을 변형시키고 다시 그 변형된 공간의 영향을 받게된다. 그리고 그 영향을 받는 순환의 고리가 선순환 될 수록 좋은 건축물이다.
건축물은 자연의 겉모습을 모방해서는 안된다. 대신 그 본질을 모방해야한다.
서로 다른 물감이 적당히 섞이면 아름다운 색을 만들지만 너무 많이 섞이면 회색빛이 되는법이다. 근대이후 현대에 들어서는 비행기,전화,TV,인터넷의 발달로 전 지구의 문화는 다양성을 잃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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